18년 짧은 삶을 살아오면서 학생으로서의 마지막을 만났다.
고2 야영.. 수능.. 그리고 제 12회 IYF 겨울학생캠프..
내가 마지막으로 참석하는 학생수련회..
뭔가 특별하고 즐겁기만 할 것 같았다.
그런데 작은 문제가 생겼다.
반 교사 선생님과 사모님을 향해 선뜻 마음이 안 열리고..
같은 반 친구들이 참 조용하고 끼리끼리 친한 것 같아 소외감을 느끼고..
말씀도 들을 때는 다 알 것 같은데 그 말씀을 하시는 목사님의 마음과 내 마음이 다르다는 것까지는 알겠는데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점점 내 마음이 답답해지고 곤고해짐을 느꼈다.
문득 이때까지 하나님이 나를 이끄셨던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내 마음 텅 비어진 방나는 어릴 때 상주에 살았다.
상주중앙초등학교에 다녔는데 5학년 때 따돌림을 당했다.
아무도 나와 눈도 마주치지 않았고 모두 나를 무시했고 그래서 친구들과 많이 싸웠다.
하루는 선생님이 나를 불러 일어나라고 하셨다.
“박도연이랑 한번이라도 싸워본 사람 손들어 봐! ”
반 아이들 모두가 손을 들었다.
참 허탈하고 부끄럽고 외로웠다.
나는 점점 말없고 무기력한 사람이 되어갔다.
부모님은 다 직장에 가시고 동생은 유치원에 가서 집에 돌아오면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만화영화를 방영하는 5시까지 책을 보고 지냈다.
책을 읽다가 내 마음에 아이들에 대한 분노와 전혀 알지 못하시고 항상 바쁘신 부모님에 대한 원망이 일어나서 울곤 했다.
너무 외롭고 고통스러워서 자살을 생각하기도 했고,
집에 있던 마리아 상에 절을 하면서 여기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기도를 했다.
하지만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정말 세상이 나를 버린 것만 같았다.
이젠 상처 받지 않겠노라고 다짐하면서 세상을 향한 마음을 하나하나 닫아갔다.
아이들이 해달라는 거 해주고 겉으로는 항상 미소를 띠우면서 마음속으로 세상을 비웃었다.
이미 나를 기억하고 손을 내미시는 하나님어느 날 시장을 지나가고 있는데 어떤 사람들이 간판전도를 하고 있었다.
호기심에 다가가니까 한분이 나를 보고 한번 보라면서 ‘이 큰 구원’이라는 책을 주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순순히 그 책을 가방에 집어넣었다.
이것만 읽으면 내가 달라지겠다는 마음이 들어 읽으려고 애를 썼는데 한 장을 못 넘어 갔습니다. 결국 못 읽게 되었다.
구원받고 다시 이 책을 봤는데 우리 선교회 책이었다.
내가 하나님을 알기 전에 이미 하나님은 내게 손을 내밀고 계셨던 것이다.
하나님의 교회를 만나고..그러다 경주로 이사를 했고 중2때 처음 친구 윤미를 따라 경주중앙침례교회를 갔다.
학생회에서 하는 말이 도통 무슨 뜻인지 알아듣지를 못했다.
몇 번 가다 안 가게 되었는데 다음해 다시 교회에 갔다.
학생회는 도저히 못 알아들어서 매주 교회 자매님과 돌아가면서 교제를 했다.
교제를 하면서 구원이 좋은 것이고 구원 안 받으면 지옥에 가는 것은 알겠는데
어떻게 구원 받는지는 말 안 해주고 죄 이야기만 하는 것 같아 고통스럽기만 했다.
교회에서 ‘휴거’라는 영화를 봤다.
구원받은 사람들이 모두 사라지고 남은 사람들.. 사람들에게 악마의 표라는 666을 오른손이나 이마에 주고 거부하면 죽여 버리는 걸 보면서 두려움을 느꼈다.
2002년도 가을, 예배당에 앉아 계시던 어떤 부친님이 저를 보시더니 오라고 하셨다.
부친님의 말씀을 뭔 소린지도 모르고 듣고 있다가 집에 가야 할 시간이 되어 일어서는데 부친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아쉽다. 조금만 더 말하면 너도 구원을 받을 수 있는데...
다음 주에 꼭 오너라.”
순간 귀가 번쩍 뜨였다.
부친님이 마무리 기도를 하시는데 나도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하나님, 내가 구원받을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이 분들을 먼저 데려가지 마시고 내가 죽지 않게 해주세요..’
다음 주, 교회를 가니 김종민 목사님이 계셔서 교제를 했다.
목사님은 복음을 전해주셨다.
“그는 실로 우리의 질고를 지고 우리의 슬픔을 당하였거늘 우리는 생각하기를 그는 징벌을 받아서 하나님에게 맞으며 고난을 당한다 하였노라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사 53:4,5)
이 말씀을 듣는데 눈물이 났다.
그 날 하나님은 저를 구원해주셨다.
오늘 예배시간에 임민철 목사님께서
“주님은 황금보좌를 원하지 않으십니다. 여러분 마음의 보좌를 원하십니다.
여러분의 마음을 원하십니다.”
“여러분, 하나님의 마음과 만나기를 바랍니다.”
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내 마음에 깊이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나를 위해 가장 귀하신 독생자를 주신 하나님이 감사할 따름이다.